나의 출산기

미국은 익히 알려진만큼 의료비가 심각하게 비싼 나라입니다. 아마 출산하는 데에 보통 자연분만이 3만불(대략 3천만원) 내외라고 했던 것 같아요. 제왕절개는 수술이니 그보다 훨씬 비싸죠. 그래서 보험이 중요한데 저는 다행히 좋은 보험에 들 수 있어서(라고 해도 내가 1년에 내는 보험비가 얼마인데...) 첫 임신 검사부터 출산까지 $15 들었습니다. 입원비는 보험 적용해서 2박3일에 $250. 보험금을 고정비용이라고 생각하고 잊어버린다면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실제로 얼마가 청구되었는지는 모르겠네요.-_-a 이건 왜 빌이 안 날아오는거지..?

임신기간 자체는 꽤 편하게 지냈습니다. 막달까지 위산역류는 과식했을 때에만 몇번 경험했고, 출산 전날까지 자다가 화장실가느라 깨는 일이 하루에 한번 될까말까할 정도였고 움직임에 불편함이 별로 없어서 하루에 1시간씩은 걸어다녔었죠. 36주 즈음부터 자궁문이 열리기도 한다지만 전 출산 전날까지도 하나도 안 열렸습니다. 그리고 막달엔 배가 내려가서 허벅지사이에 낀다는(..) 사람도 있건만 저는 보는 사람마다 놀랄 정도로 완벽한 구형이었어요. 길 가다가 '배가 너무 예뻐요'라는 말을 한번씩은 꼭 들을 정도로(난 왜 칭찬을 받아도 이런..) 땡그란 모양이어서 주변에 임신부 수십명은 보신 친정어머니께서도 '이런 배 모양은 처음본다'고 하실 정도였죠. 누가 임신한 척 하느라 공을 집어넣어도 이거보단 진짜같아 보이겠다고 ㅋㅋㅋㅋㅋ 난 배만 예쁜 녀자야.

이쯤에서 배자랑


아마도 출산 3주 전.



휴직한 다음날 어머니 오시고, 시차적응 이틀 하신 뒤의 아침, '이제 아기 예정일까지 보름정도 남았는데 뭐 하냐'고 물으신 찰나, 속옷에 갑자기 뭔가 나온 것이 느껴져서 화장실에 가보니 피가 한가득 나와있었습니다. 하도 오랜만이라 '생리는 이런거였지'하고 멍하니 있다가 머리를 내리치듯 빠진 패닉. 출산가방도 안 쌌는데! 출산병원 위치도 모르는데(<-...) 남편이나 엄마는 아직 운전 경험 별로 없는데! 아침밥도 못 먹었는데!<-... 
아기 옷 대여섯벌에 수유브라 수면양말, 속싸개, 제 옷 두세벌에 노트북, 디카, 충전기 등 손에 집히는대로 넣다보니 출산가방은 짐가방 3개나 되었고(정작 보험증은 안 챙겨갔다는 반전) 제 기억상 병원은 제가 운전해갔던 것 같아요. 

병원에 가보니 자그마한 1인실을 주는데 TV, 화장실, 산모 침대, 간이침대, 옷장, 배시넷까지 웬만한건 다 갖춘 곳이었습니다. 거기서 진통 모니터와 아기 심장 모니터를 달고 기다려보니 진통이 느껴지냐며 지금 진통 중인데 간격이 조금 길다고 하더군요. 양수도 아직 안 터졌고 진통도  아직 멀어서 집에서 쉬고 있다가 진통이 10분 간격으로 1분 이상 지속되거나 양수 터지면 오라는 말을 듣고 허무하게 돌아왔습니다.

여전히 땡그란 배. 펑퍼짐 환자복 속에서도 확연히 보이는 구형.ㅋ


집에 돌아와서는 그 다음날에 친한 언니 송별회가 있어서 '거긴 갈 수 있겠다'고 생각할만큼 별 생각이 없었죠. 긴장이 풀려서 낮잠을 자는데 허리가 심각하게 아플 때에도 '이게 가진통이라는걸까'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저녁땐 TV로 영화를 보는데 점점 아픈게 심해지더군요. 웃고 떠들다가 갑자기 호흡을 가다듬어야할만큼 통증이 밀려와서 시간을 재보니 10분 40초 정도 간격에 45초의 통증이라 '아직 병원 갈 때가 아니군' 하면서 영화를 끝까지 봤습니다. 그때 신랑이 파운드케익 구워주겠다고 해서 오븐에선 솔솔 맛있는 냄새가 나기 시작했고.
7분 간격으로 1분 이상의 통증이 밀려오기 시작했을 땐 오븐 속 파운드케익 때문에 차마 병원가자고 말을 못했습니다. 저거. 나 한입만..;ㅁ; 한입만 먹고..
따끈따끈 갓 구운 파운드케익이 어찌나 맛있던지..
한입 먹고 으윽.하고 한입 먹고 으윽. 눈물겹게 맛있다는게 이런건가 봅니다. 
그때가 밤 11시 반이 지난 때였습니다. 

병원에 전화해보니 응급실 통해서 들어오라는 분부를 받았죠. 근데 오전에 집에 돌아온 뒤에 출산가방을 제대로 다시 안 챙겼네요?ㅋㅋ 결국 그 짐가방 3개를 그대로 다시 트렁크에 넣고 나왔습니다. 이번엔 신랑이 운전하는데 마침 비도 오고 한밤의 운전이라 이거 불안불안 마음을 놓을 수 없겠더라구요. 통증 때문에 정신은 주기적으로 나가고 있었지만(..) 까딱하면 내가 운전하겠다는 마음으로 긴장은 바짝하고 있었습니다.



없으면 아쉬울 병실 풍경.


이렇게 옷장 속에 아기 맞이용 기계가 잔뜩 있지요.


세상에 나온 직후 뭔가 이거저거 검사한 곳.
이게 다 병실에 있어서 출산 후 아기와 떨어진 시간은 30분, 그마저도 따라가서 볼 수 있었죠.
여기선 아기가 바뀌긴 힘들 듯.ㅋㅋ

병실 한구석에 있는 수유의자. 꽤 좋더군요. 집이 좀만 넓었어도 질렀을 듯.


다행히 별 사고 없이 도착한 병원에선 이번에도 개인실로 갔는데 아주 조금 더 넓은 곳이었습니다. 럭키! 뭐가 럭키인 지 모르겠지만..ㅋㅋㅋ 진통 모니터를 대보니 약 5분 간격이었고 검사해보니 양수는 안 터졌고 자궁문은 여전히 안 열린 상태.-_- 일단 링겔을 꽂고 진통제를 맞았습니다. 순간 머리가 핑~ 돌더군요. 눈 앞의 사물이 일렁거리고 속이 메스꺼운데 전혀 통증은 나아지는 느낌이 안들었어요. 뼈가 부러진 곳에 반창고 붙인 느낌이랄까요. 게다가 그마저도 진통이 완화된만큼 두통으로 치환한 것 같아. ㅠㅠ 
그대로 밤에 자고 계속 자다 깨다 자다 깨다 하다가 도저히 못참겠네;ㅁ; 이보소 의사양반! 난 아프단 말이오! 하고 간호사들 불렀더니 또 머리가 핑~ 도는 진통제를 받았습니다. 이게 통증을 완화시켜주는게 아니라 정신없게 만들어서 통증을 얼렁뚱땅 넘어가게 하는 용도인가 싶더군요. 내진해보니 0.5센치 열린 무심한 자궁문.-_- 
아침이 되니 통증이 조금 나아졌는데 간격이 8분으로 늘어났다더군요. 10분 이상이면 퇴원하는거야? 이대로 집에 가는건가?;ㅁ; 3분 간격에 4센치 이상 열리기 전까진 의사도 안 오고 에피도 못 맞고 그냥 기다리라는데 이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건지. 긴 병에 효자 없다고, 처음에 놀라서 이거저거 물어보고 신경써주고 안타까운 표정으로 절 쳐다보던 남편도 어느새 피곤하다며 혼자 드르렁 잘 자고 있더군요. 팔만 닿았어도 때려줬을 겁니다. 난 아파서 잠 들 엄두도 안나는데 신랑은 이러기야?;ㅁ; 얄미워서 같이 보려 했던 최고의 사랑을 혼자서 봤어요. 웃다가 윽! 웃다가 윽! 이것은 눈물나게 재밌는 드라마구나.;ㅁ; 
하루종일 병원에 있었으나 따로 밥 주는건 없어서 병원 냉장고의 우유와 푸딩을 먹고 버티고 있었죠. 그리고 몰래 싸 온 파운드케익. ㅋㅋㅋ 나중에 알고보니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고형물은 먹으면 안되는 것이더군요. 다행히 별일 없었지만, 만약 제왕절개해야할 상황이 왔다면 참 난감했을거에요. 그 와중에도 저는 '빨리 애 낳아야 언니 송별회 갈텐데' 라는 얼토당토 않은 계획을 세우며 시계를 초조하게 보고 있었습니다.(...) 좀 더 촉진시켜보려고 병원내 환자워킹을 열심히... 하고 싶었으나 링겔, 모니터 2개를 달고 돌아다니려니 이거 보통 일이 아니더군요. 미용실에서 세팅파마하느라 머리에 이거저거 붙여놓은 상태에서 이동하는 느낌이랄까요.-_- 

그렇게 12시간이 지나-_- 오후 12시쯤 되자 안되겠다 싶은 간호사가 의사와 전화하여(지난 주 정기검진 이후로 얼굴 한번 못 본 의사선생님.ㅠㅠ) 피토신을 받기로 했습니다. 으앙. 결국 난 유도분만을 하게 되었구나.;ㅁ; 일반 유도분만보단 조금씩 넣는다는데 그 이후로 몇시간을 주입했기 때문에 나중에 애 낳고 보니 한봉지 탈탈 털어서 썼더라구요. 아놔.
피토신 들어간 이후로 통증은 대충 1.5배는 더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ㅁ;! 진통 올 때마다 아찔한 정신에 호흡을 가다듬는데 그때마다 '괜찮아?'라고 묻는 남편님하.. 걍 좀 냅두세요. 안 괜찮은거 안 보이남. ㅠㅠㅠㅠ 진통 모니터 기록지는 벌써 책을 이루고 있고, 배에 붙여놓은 모니터들은 하도 오래 뒀더니 배겨서 아프기 시작하고 배는 고프고 진통제 넣을 때마다 정신은 어질어질하다 못해 토할 것 같고. 원래 분만이란 이런건가;ㅁ; 이렇게 정신없는건가!;ㅁ; 오늘 내로 나오게 해주세요.ㅠㅠ 언니 송별회 못 가도 좋으니 빨랑 끝내주세요.
그렇게 촉진제를 투여하고 몇시간 지나니 3.5센치가 열렸다며 에피듀럴을 받을 수 있다고 마취과 의사 선생님이 오시더군요. 그때 전 당장 놔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저 머리아픈 진통제만 안 맞아도 살 것 같아요.;ㅁ; 

등에 박스테이프를 쫙쫙 붙이며(...이거 나중에 어떻게 떼려고...) 에피 준비하는 동안 마침 밥 먹으러 간 남편 대신(..) 친정엄마는 저를 받쳐주느라 그 과정을 다 보셨는데 점점 얼굴의 핏기가 사라지시더군요. 뭔가 따끔한 느낌이라도 기대했건만 갑자기 의사선생님께서 '진통 느껴지세요?'라고 선생님이 물어보셔서 '무슨 진통이요?'라고 되물었습니다. 진통이 와야 느껴지지 않겠소?
근데 모니터를 보니 또 방방 뛰는 그래프. 오. 이것이 현대 과학의 힘이구나. 할렐루야.

그리고 그 순간 다리가 급격히 무거워져서 내 코끼리 다리의 실제 무게는 이정도구나 하는 감상을 느끼며 이동불가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동이 불가해졌으므로 소변줄 꼽고 혹시 숨 쉬지 않을 경우 위험해질 수 있다며 산소마스크까지 주더군요. 이거저거 주렁주렁 달린게 너무 많아서-링겔, 피토신, 아기심장 모니터, 진통모니터, 에피듀럴, 소변줄, 산소마스크, 주기적으로 혈압측정기- 스스로 데스크탑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에피 덕분에 통증이 하나도 안 느껴졌으므로 이대로 슬립모드 설정. 중간에 양수가 터졌지만(콸콸콸 쏟아지는 느낌에 깜짝 놀람) 이미 에피 맞은 뒤라고 쏘쿨하신 의사선생님은 전화로도 관심이 없으신 듯 해서 저도 별 걱정없이 다시 잠들었습니다. 그때 '이 침대 시트 청소, 다리사이에 끼운 베개 빨래 등은 어떻게 하는거지'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뭐, 우리집 아니니까.( -_-) 병원에서 분만하는건 좋은거구나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죠.


오후 4시쯤 되었을 땐 준비 다 되었다며 간호사가 푸쉬를 해보자고 했습니다. 병원에 입원하고 16시간이 지날 때까진 별 생각 없었는데 푸쉬한다는 말을 들으니 순간 겁이 덜컥 나더군요. 제대로 못하면 어떡하지?;ㅁ; 끙아 나오면 어쩌지? (미쿡은 제모도 관장도 안하는 듯? 여기만 이런가?) 아기가 빨리 안 나오면 어쩌지? 푸쉬는 어떻게 하는거지? 별별 걱정을 하며 TV에서 본 것처럼 분만용 침대에 갈 줄 알았는데 그냥 그 침대에서 푸쉬.. 뭐임! 손잡이나 발걸이나 그런거 없는거임? ;ㅁ;
푸쉬를 할때서야 의사선생님을 뵈었는데 인사하고 나서 다른 환자 봐야한다고 또 가신 선생님.ㅠㅠ 아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에피 때문에 제대로 느낌은 안 나지만 '응가싸는 기분으로! 그러나 응가는 싸지 않도록!'에 집중하며-_- 열심히 힘을 줬습니다. 간호사들에게 칭찬 받았어요. 힘 정말 제대로 잘 준다고. 
그러면서 들리는 '머리가 나왔..!' '조금만 더 머리가 보입니다!' '다 나왔어요!' '머리!' ... ...이걸 내가 2시간 가까이 했다는 거...-_-....
나중에 의사선생님께서 또 오셨을 때 간호사들이 '푸쉬 굉장히 잘하는데 안 나오네요' '머리가 다 나왔었는데' 라며 설명하시는데 의사선생님이 내진 한번 하시더니 '아기가 하늘 보고 있네요' 라는 말로 저를 좌절시켰습니다. 아아. 우리 아기가 서니 사이드 업이라니;ㅁ; 
실은 그 중간중간에 들린 '어머 양수가 더 나오네' '양수 아직도 나와' '양수 정말 많다' 등이 마음에 걸리더군요. 뱃속에 양수가 너무 많아서 공간이 넉넉해 반대로 돌아버린거니?;ㅁ;
푸쉬를 해도 해도 아기 머리만 보였다가 더이상 안 나오고 난 점점 힘은 빠지고-_- 귀찮아지고(이대로 잠들어버릴테닷!하는 생각도 들고 있었음) 체온은 점점 올라서 38도 찍고 있고.. 의사선생님께선 잠시 보시더니 이대로는 아기가 못 나온다시며 한번 더 푸쉬하라고 하시더니 그대로 흡입분만으로 아기를 끄집어내셨습니다.-_- 아아. 결국 흡입분만까지 해버리는구나.
아기가 나올 때 느낌은 참 묘했어요. 내 살이 찢어지는구나. 으아 찢어진다. 빼지 마!;ㅁ; 찢어진다고;ㅁ;! 으악. 뭐. 이정도..?-_-; 실제로 빼지 마!라고 외친 것 같기도 해요. 못 들었으니 다행(..).. 진통이 느껴지는 경우엔 시원하다는 감상도 많던데 저는 아기 빼는 과정이 더 아팠어요. 만약 흡입분만 아니었으면 아파서 그냥 다시 집어넣었을 듯..( -_-) 흡입분만을 원치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아기를 꺼내줬으니 감사히 여기고는 있죠. 그때 아기 머리통이랑 얼굴에 생긴 상처는 아직도 안 없어져서 좀 신경 쓰이긴 하지만요. 

아기가 나오자마자 의사선생님은 아기를 제 배 위에 턱 올려놔줬습니다.
근데 3.7키로의 거구로 태어났잖아요. 대땅 무거웠어요.-_- 뜨끈뜨끈하고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미끌미끌한 커다란 덩어리를 보고 저는 솔직히 놀랐습니다. 뭥미! (지금 돌아보면 정말 쬐끄맣지만 그때는 그냥 커다란 덩어리였음..)
미안하다 아가야. 하지만 엄마는 그렇게 감상적인 사람은 못되나보다.
그리고 또 놀란건 입술.... 이 짜식 아빠 입술 닮아버렸잖아;ㅁ; 태어난 지 1분도 안된 아기 입술이 썰어도 한근이야. ㅠㅠ 우째.. 얼굴은 팅팅 불어서 누구 닮았는 지 모르겠고 그저 무거워서 숨 쉬기 어려울 뿐이고, 에피는 그새 바닥나서 회음부 꿰매는게 느껴지고 있고, 온 몸은 오들오들 떨리는 상황. 쉬야 해도 몸이 부르르 떨리는데 그것의 몇배 되는 몸의 일부가 나왔으니 몸이 오죽 허전했겠어요. ㅋ 그러나 정작 저의 체온은 40도를 찍어서 더욱 더 정신은 혼미해져갔습니다. 

그 상태에서 에피듀럴 뺀다고 등의 테이프를 떼내는데.. 아오. 아파.ㅠㅠ 이거 무슨 벌칙게임도 아니고.ㅠㅠ 어째 붙일 때부터 불안하다 했어. ㅠㅠㅠㅠ 
화장실에 가서 소변 보는걸 시도해보라고 해서 노력하다가 토하고ㅠ_ㅠ. 먹은게 뭐 있다고.ㅠㅠ 진통 중에 맞은 진통제 백개쯤 맞은 기분으로 울렁울렁 어질어질한 상태로 나와보니 침대는 시트까지 싹 갈아서 완전 깔끔 상태로 변신해 있었습니다. '빨래는.. 정리는..!' 이라는게 머릿속에 은근 부담으로 있었나봐요. 그걸 보니 한결 마음이 놓이더라구요. ㅋㅋㅋ

이 이후로의 기억은 좀 정리가 안돼요. 에피듀럴 부작용인지 하여간 열은 40도 찍고 있고, 20시간 가까이 못 먹고 제대로 못 자서 몸은 완전히 방전된 상태이고, 아기 낳고 나서 긴장도 풀렸더니 아마도 반쯤 넋이 나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기억나는건 자는 중에 '또르르르르' 소리가 나서 깨보니 아기가 아르르르 또르르르 하고 울고 있었다는 것(..). 남편 말로는 아기가 자기 하품에 놀라서 깨서 울었다는군요. 지금도 아기가 굉장히 몸 상태가 안 좋아지거나 하면 또르르르하는 소리를 내요. 돌아보니 왠지 마음이 아픔. 

잠에서 깨보니 아기는 저곳에서 울고 있었돠.

그리고 기저귀... 기저귀! ;ㅁ; 태변이란게 이렇게 찐덕하고 새까맣고 무시무시한건 지 몰랐어요. ㅠㅠ 물론 남편이 전부 갈았지만, 저는 옆에서 두근두근. 저거 뭐야 무서워.;ㅁ;

 

집에 돌아와서 몸무게를 재보니 만삭때 몸무게 -2키로였습니다. 질량보존의 법칙은 출산에는 적용이 안되나봐요. 병원에선 기내식을 줘서(..) 별로 먹은 것도 없구만!

이것이 병원에서 산모에게 주는 병원밥. 차라리 기내식을 다오



솔직히 에피맞은 이후로는 별로 아픈일도 없었고(봉합할 때 바늘 들어가는 느낌은 꽤 아팠지만..) 꼬리뼈 부러뜨려놓고 뉴욕 관광하고 돌아다닐 정도로 통증에 무딘 사람이라(..) 임신부터 시작되는 육아의 과정에서 출산은 상당히 쉬운 편이었던 것 같아요. 20시간 진통이라고 하면 주변에서 다들 @_@!!!부터 하지만 그 중 6시간은 별 느낌 안났었으니까요.ㅋㅋ 진통이 너무 오래 걸려서 그런지 회복이 남들보다 엄청 느려서 3개월까지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던거 생각하면 차라리 그때 반짝 아프고 금방 낫는게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분명 그랬다면 나름의 고충을 하소연했겠죠. ㅋㅋㅋㅋ


그게 벌써 10개월 전의 일이네요. 
작년 이맘때 전 한창 임신부빠와요가를 하면서 다리 찢어가며(...) 아기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걸음마 연습하겠다고 버럭대는 아기가 제 품에 있어요. 벌써 아기가 엄마 배 속에서 지낸 시기보다 밖에서 보낸 시기가 더 길어졌네요. 아웅. 시간이 너무 빨라서 아쉽고나!

 

by 일루 | 2012/04/03 12:50 | Baby | 트랙백 | 덧글(15)

한국, 미국, 대만, 필리핀 새우깡 비교.


4개국 새우깡 비교~ 
이 동네에서 다양한 새우깡을 먹어보면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리뷰입니다.
Calbee 새우깡의 경우 원래는 일본산이지만 제가 사먹는건 made in the USA라 미국산으로 분류했습니다. 왠지 미국공장에선 더 맛없게 만들 것 같은 느낌!



단체샷. 왼쪽 위에서 시계 방향으로 한국, 미국, 필리핀, 대만산입니다.
딱 봐도 덩치로 우월하신 미국 새우깡과 좀 작아보이는 필리핀 새우깡.
사진상으로 잘 보일 지 모르겠는데 미국 새우깡만 질소충전이 되어있지 않습니다.
나머지 과자는 빵빵해서 봉지크기와 양이 비례한다고 기대할 수 없는 반면
미국 새우깡은 과자가 가득찼구나 라는걸 촉각으로 알 수 있을 정도.
양은 미쿡 113.5g 로 압승(필리핀산의 거의 2배), 그 뒤로 대만산 80g, 한국산 75g, 필리핀산 60g 입니다.


한국 새우깡

쿡산이십니다.

원재료.

고작 요만한 봉지가 2.5인분이라고? 28그램에 140칼로리, 총 350칼로리입니다.

깔끔한 모양새.



미국 새우깡


미쿡산

원재료


28그람이 1인분으로 표준인걸까요. 무려 4인분. ㅋㅋ
아무래도 양이 많다보니 한 봉지 칼로리가 520이나 됩니다.
그래도 1인분 기준으로는 한국보단 적군요. 보통 1인분 기준이 아니라 1봉지 기준으로 먹지만요.ㅋ

매우 깔끔 맨들맨들하심.


대만 새우깡

대만산.

대만은 1인분이 40그램. 미국이나 한국보다 많이들 먹나보네요.
총 404칼로리입니다. 28그램 기준으론 약 141.4칼로리. 한국 새우깡과 비슷해요.

납작하고 가루가 듬뿍 묻어있음.


필리핀 새우깡


필리핀산

소금보다 적게 들어간 새우. 
겉보기만큼이나 적은 양. 60그램이네요.
이건 칼로리표를 찍는걸 까먹어서 없어요;ㅁ;! 마음속의 양만큼 칼로리가 있을겁니다. ㅋ

가루가 듬뿍. 손만 대도 부서질 것 같은 자태



단체샷


왼쪽부터 미국-한국-필리핀-중국 입니다.

미국 - 평범. 깔끔하고 좀 맨들맨들한 질감. 좀 수분이 부족하고 딱딱한 느낌.
한국 - 제일 짙은 색. 부드럽게 씹힌다.
필리핀 - 허연 가루가 잔뜩 묻어있음. 먹을 때마다 손 털어야 함.
중국 - 들쭉 날쭉. 제일 작고 납작함.


맛 비교

미국 - 짭짤함. 새우 맛이 난다. 이것만 먹을 땐 별 생각 없었는데 다른 것과 같이 먹다보면 새우 갈아넣은 듯한 풍미가 진하게 느껴짐.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나에겐 단점.
한국 - 제일 밋밋함. 담백한 맛이 있어서 질리지 않음. 먹다보면 정들지만 처음엔 이맛도 저맛도 아님.
필리핀 - 제일 달다. 은근 양파링같은 끝맛. 미묘한 새우향이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젤 별로.
중국 - 제일 짜다. 새우깡보단 자갈치에 가까운 맛. 조미료 맛이 제일 강함. 설탕이 타기라도 한건지 은근히 뽑기맛도 남.


짠맛  
중국>필리핀>미국>>한국

단맛
필리핀>중국>미국=한국

새우향
미국>>한국>필리핀>중국

고소한 맛
한국>중국>미국>필리핀 

가루날림
필리핀>중국>>한국>미국

식감(부드러움)
한국>중국=필리핀>미국 

(워낙 과자들이 한 봉지 내에서도 편차가 커서 위의 표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전반적 느낌을 비교하고자 한 것이나 사람마다 느낌이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내 선호
한국>미국>중국>필리핀>한국... 무한루프.
한국 새우깡이 밋밋해서 그보단 필리핀이 좀 더 자극적이고 맛있는 것 같고, 필리핀은 달아서 그보단 짭쪼름한 중국이 맛있고, 이건 입도 얼얼하고 뭔가 너무 불량식품같아서 미국게 더 낫고, 미국껀 뭔가 딱딱하고 부드러운 맛이 부족해서 한국꺼가 맛있고.. 먹다보니 한바퀴 돌아가면서 먹네요. ㅋㅋ 
 

by 일루 | 2012/03/19 15:45 | Scribble_범버꾸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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